“계정이 사라졌다”…인스타그램 무차별 정지 사태, 자영업자·1인 기업 ‘비명’

정지 이유는 ‘운영 방침 위반’…홍보·포트폴리오 한순간에 차단
피해자들 “해킹 정황도”…1000명 단체방까지 만들어 대응 중

호주에서 뷰티숍을 운영 중인 이 모 씨는 지난달 인스타그램 계정에 접속하려다 당혹스러운 메시지를 받았다.

“운영 방침 위반으로 계정이 비활성화됐다”는 통보였다. 이 씨는 즉시 이의를 제기했지만, 불과 1분 만에 영구 정지 판정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기업 계정에 연결된 직원 6명의 개인 계정까지 동시에 정지됐다는 점이다.

마케팅 통로가 막히면서 예약률과 신규 고객 유입에 치명타를 입었다. “홍보 수단이 날아가 매장 운영 자체가 흔들릴 정도”라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피해는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스타그램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던 1인 기업과 프리랜서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여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20대 김 모 씨는 ‘아동 성적 학대’라는 황당한 이유로 SNS 전체 계정이 정지됐다.

김 씨는 “아이 사진을 올린 적도 없고, 성인 여성 전용 쇼핑몰인데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여름 시즌 마케팅을 준비하던 중이라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신분 인증 시도마저 같은 이유로 반복 정지되며, 대체 계정조차 만들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계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취업 준비생, MZ세대 일상 계정, 가족 앨범 용도 사용자까지 전방위로 피해가 확산됐다.

디자인 전공 대학생 박 모 씨는 과제·공모전 포트폴리오를 올리던 계정이 ‘무결성 정책 위반’이라는 이유로 정지됐다.

그는 “이전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보니, 내가 사용한 적 없는 기기와 지역에서 접속 시도가 있었다”며

“전화번호와 이메일로 연결된 다른 신규 계정까지 생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haozhiplus’라는 낯선 아이디로 새 계정이 연결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광범위한 해킹 가능성에 대한 의심도 제기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1000여 명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정지 사유, 해킹 정황, 복구 사례를 공유 중이다.

이들은 메타 측에 정식 문의와 항의도 이어가고 있다.

메타는 “현재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괄적 대응 대신 “개별 계정별로 추후 대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기술 기업이 만든 플랫폼 위에 수익 기반을 올린 수많은 자영업자와 개인 창작자들.

이번 사건은 플랫폼 의존 구조의 위태로움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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