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의 WWDC”…애플 주가 하락, 핵심은 ‘앞으로의 행보’

시장 반응 냉담…AI 중심 전략의 실체에 물음표
기술적 약세 신호 속 실적은 여전히 건재

미국 애플(AAPL)은 현지시간 6월 9일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이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보이며 주가가 하락했다.

WWDC 직후 애플 주가는 1.2% 하락한 201.45달러로 마감됐고, 상대강도지수(RSI)는 43, 상품채널지수(CCI)는 -144.3으로 약세 신호를 보냈다.

거래량 또한 감소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하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력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57.4%, EPS 예상성장률 18.7%, 매출 성장률 4.0% 등 주요 지표들은 긍정적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혁신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WWDC에서 애플은 iOS 26, macOS Tahoe 26 등 운영체제 시각적 리뉴얼, 시리(Siri) 고도화, 실시간 통역 및 통화 스크리닝, ChatGPT 통합 등 다양한 AI 기능을 선보였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혁신’이 아닌 ‘진화’ 수준으로 평가했다.

애플 소프트웨어 수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AI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며, 시리 개선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이번 WWDC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으며, 애플이 AI를 실질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형 AI 기업 인수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클레이즈는 “근본적인 투자 판단을 바꿀 요인이 없었다”며 애플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173달러를 유지했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는 228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13.6%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되지만, 인베스팅프로 모델은 오히려 17.9% 하락을 예측하고 있다.

애플의 향후 관건은 AI 중심 전략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아이폰 SE 신모델 출시, 중국 내 회복세, 알리바바와의 협업 등 단기 촉매 요인은 존재하지만, 경쟁 심화와 규제 리스크, 높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만약 AI와 서비스 부문이 새로운 수익 축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면, 애플은 다시 세계 최고 가치 기업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적–혁신–가치’라는 삼각 균형이 무너진다면, 시장은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의 애플은 혁신의 정점인가, 아니면 프리미엄의 저주를 맞을 시점인가.

그 해답은 다음 분기의 실적과 AI 전략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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